텅 빈 수취인 함/이재복
이지러진 맘이라고
어이 원형이 그립지 않겠는가!
그대라는 축에 매인 허망한 달그림잔
하릴없이 눈물바다를 이완시키고
하루를 더해 노 없이 배회하는 거룻배를 물볼기 치네.
어둠에서야 자유를 갖게 되는
보일 수 없는 민낯
깨어 눈 뜨는 동안에만 심장을 가동하는 그대 바라기지
칠월칠석이 너무 먼 만남이라더니
이 해엔 그마져 절망일세.
가물가물 소식은 쇠잔한 달맞이꽃으로 시들고 있으니
앞뜰 빨랫줄에 흰 원피스가 나풀대면
까르르 웃음 지며 달려올 것 같은 그대여
도토리 깍지마다 그리움도 여물고 있소
그 해엔 가슴이 만날는지
수취함을 두드리오.
높다란 하늘에 어지럼증 꽃 만발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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