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이재복
산 아래 소식은 흐르는 강물처럼 무심한데
벼랑에 부는 바람을 보았느냐 던
눈 먼 비구니 눈썹엔 무서리가 하얗다.
한 때는
사랑을 꿈꾸던 잉어였을 거라는 전생을 업고
물이 아닌 산에 오른 역설에
시선은 늘 처마 끝에 머문다.
기다림도 수행 같은
반쪽 하늘에 달도 반쪽이다
온전히 보지 않아도
자유로운 칩거에 시력은 별개였다
무쇠잉어의 울음이 맑은 날이면
바람도 점잖을 떤다.
사는 것 모두
부딪히며 흐르는 강물과 같을 진데
가슴에 이는 바람이 무슨 소용이랴.
까마의뜨락/풍경 /이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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