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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떠난 울림

선지식 법문/惺全스님글

by 영상작가 신동희 2014. 3. 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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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떠난 울림 

미움과 증오라는 이 원수는 손도 없고 발도 없다.
용감하지도 않고 지혜롭지도 못하다.
그런데도 마음대로 당신을 조정하고 있다.
지금 당신의 마음이 미움과 증오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 바로 행동하지 말고
먼저 저 숲처럼 고요함과 평온함을 유지해보라.

입보리행론

여름밤, 
바람이 불면 민소매로 나와 앉아 바람이 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곁에 함께 앉아 계시던 아버지의 음성처럼 바람은 다가왔습니다.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소리가 여름밤의 더위를 다 씻어갔습니다.

다시 여름밤,


바람이 불면 툇마루에 나와 앉아 청산이 우는 소리를 듣습니다.
청산의 소리는 내 영혼 깊숙한 곳의 현 하나를 건드립니다.
그 현은 나뭇잎이 흔들리던 소리와는 달랐습니다.
그것은 다정하기보다는 깊었고, 
따뜻하기보다는 차가운 것이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깊이 사유하고, 
자신에게는 더 냉정해야 한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나뭇잎들의 흔들림으로 바람의 소리를 듣던 그 시절은 
재잘재잘 얘기도 많고 꿈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든 꿈들의 속삭임을 벗어나 있습니다.
지금은 하나의 꿈만을 꿉니다.
그 꿈은 말이 없습니다.
언어를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모든 것을 다 품고도 말이 없듯 
내 하나의 꿈속에는 그 시절의 많은 꿈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말하지 않을 뿐입니다.
말을 떠나 꿈에 이르는 시간.
청산을 울린 현 하나가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성전스님

"지금 후회없이 사랑하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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