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채우고 살았습니다
계곡에 물이 불었습니다.
그 물소리 밤이 되어도 끊이질 않습니다.
꿈속에까지도 우렁차게 울리는 물소리가 꿈길까지 시원합니다.
옛날 선조들은 그 물소리에 귀를 씻고 마음을 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곡에 놓인 다리의 이름이 "세심교"라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나도 계곡에 나가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씻습니다.
침묵하고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면
물소리가 마음에까지 다가와 내 마음의 번뇌를 일시에
쓸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 물길의 차가움. 그리고 거셈.
내 마음은 물길로 인해 말끔히 비워지곤 합니다.
비워내도 이내 다시 채워질 터이지만,
그래도 비워지는 이 한순간이 내게는 기쁨입니다.
너무 채우고 살았습니다.
그것이 번뇌인 줄 알면서도.
물가에 나가 다시 비움의 즐거움을 배웁니다.
성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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