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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비에 젖지 않는다

선지식 법문/惺全스님글

by 영상작가 신동희 2014. 3. 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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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는 비에 젖지 않는다

 

성글게 이어덮은 지붕에는

비가 오면 바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마음을 다스려 단단히 핟하지 않으면

탐욕이 넘쳐 쉽게 구멍을 뚫고 들어온다.

지붕을 촘촘히 엮으면

비가 와도 새지 않는 것처럼

마음을 단단히 여미고 있으면

탐욕이 들어갈 자리를 찾지 못한다.

법구경

 

비가 내리는 전나무 숲길을 걸었습니다.

무겁게 내리는 비 였습니다.

나는 젖어도 나무들은 젖지 않았습니다.

더 푸르게 깨어나는 것만 같았습니다.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번뇌가 있는 것은 비에 젖고 생각을 비운 것은 절대 젖지 않는것은 아닌가'

꽃들도 역시 비에 젖지 않았고 흐르는 물 또한 더욱 더 씩씩하게 물길을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내리는 비에 젖어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숲들은 나를 보고 저희들끼리 이렇게 속삭일지도 모릅니다.

"비가 오는데 왜 저렇게 젖어 있지? 우리는 비가 와도 젖지않는데,

사람들은 참 이상하네"

 

비가 와 젖는 것은 내게 젖을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살아온 삶의 자취를 돌아보면 무슨 잡화상만 같습니다.

그 분주한 생각들의 잡화상,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오늘부터 그 잡화상을 하나씩 비우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다 비운 날,

다시 이 숲길을 걸어 숲들의 속삭임을 들을 겁니다.

惺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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