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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의뜨락/무아의 은은한 색으로 살아야 겠습니다-성전스님

선지식 법문/惺全스님글

by 영상작가 신동희 2018. 8. 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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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아의 은은한 색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가을 하늘 아래 나무들이 서 있습니다.
차츰차츰 자신의 몸을 가을 빛으로 물들이며 나무들은 서 있습니다
때론 붉게, 때론 노랗게, 나무는 가을의 색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나무는 나무라는 생각도 없이 그렇게 가을을 영접하고 있습니다.
나무가 나무가 아닌 자리에 가을이 내려와 앉습니다.
나무가 나무가 아닌 나무에 내려앉은 가을 역시 가을이 아닙니다.

나무가 나무가 아니듯 가을 역시 가을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물드는 저 빛은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가을이라 말하는 색은
존재가 존재를 잊는 자리에서 빚어내는 융합의 빛입니다.
그 빛을 보며 우리가 무상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가을 하늘 아래 서서 나도 나무처럼 두 팔을 벌려 가을을 맞습니다.
눈을 감고 일체의 생각도 없이 가을을 맞습니다.
가을이 내게 내려와 가을과 나는 하나의 색을 빚습니다.
가을도 아니고 나도 아닌 그 빛이 내 영혼을 아름답게 물들입니다.

가을을 이 무아의 은은한 색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여름날의 그 짙은 파열음의 색을 버리고,
융합의 그 은은한 색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성전스님

"지금 여기에서 감사하라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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