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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의뜨락/사랑 그대로의 사랑 - 도종환

CAMA 영상작품/영상&詩

by 영상작가 신동희 2018. 8. 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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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대로의 사랑 - 도종환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층층계단을 오르내리며 느껴지는

정리할 수 없는 감정의 물결속에도

십년이 휠씬 넘은

그래서 이제는 삐걱대기까지 하는

낡은 피아노

그 앞에서 지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내 눈속에도

당신의 사랑스러운 마음은 담겨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도 느낄 수 있겠죠.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도 느낄 수 있겠죠.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하는

피곤한 마음속에도

나른함속에 파묻힌 채 허덕이는

오후의 앳된 심정 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담겨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비록 그날이

우리가 이마를 맞댄 채 입맞춤을 나누는

아름다운 날이 아닌

서로의 다른 곳을 바라보며

잊혀져 가게 될

각자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그런 슬픈 날이라 하더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건

당신께 사랑을 받기 위함이 아닌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사랑 그대로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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