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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의 아침

선지식 법문/惺全스님글

by 영상작가 신동희 2014. 3. 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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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떠날 때 무얼 가지고 갈 것인가

어질고 선한 사람 만나니 즐겁고
그 곁에서 의지하니 즐겁다.
어리석은 사람 떠나니
내 삶은 이미 평안하고
고요하여 번잡한 일이 없다
법구경

법당을 나오다 도량의 나무 밑에 쉬고 있는 
노부부를 보았습니다.
거동도 불편한 연세이신 그분들을 이곳까지 모시고 온 
사람의 마음이 따듯하게 밀려왔습니다.

얼마 후 법당에서 나온 한 쌍의 부부가 
노부부에게 다가가 함께 
나무 그늘 아래서 담소하며 쉽니다.
그 모습이 정답습니다.

아들 내외가 노부모를 모시고 절 나들이 온 것입니다.
어쩌면 이 세상 마지막 여행이 될는지도 모를 사찰 나들이,
산사까지 오면서 차창 밖을 바라보는 
노부부의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풍경 하나하나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옛날 자식 집에 가져다줄 보따리를 싸듯 
그렇게 꼭꼭 가슴에 담았을 것입니다.
강이랑 산이랑 숲이랑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마음의 보자기에 꼭꼭 쌌을 것입니다.

자식 부부의 그 예쁜 효성까지 말입니다.
노부부는 어쩌면 이 세상 떠나는 날 
외롭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아름다운 이 세상 풍경과 가장 사랑하는 자식 부부의
효성도 함께 가지고 떠날 수 있으니까요.

이 세상 떠날 때 당신은 무엇과 함께 떠나실 건가요?
부디 당신의 떠남도 이 노부부만큼 
아름답기를 발원합니다

惺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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